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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며 배우는 제이

그림책만 읽어주시나요? 아이에게 '그림 없는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by 꿈꾸는 제이제이 2026.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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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들려주기는-상상력을-풍부하게-합니다.

 

그림책만 읽어주시나요? 아이에게 '그림 없는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특히 그림책은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도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이해하고, 새로운 단어와 상황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매체입니다.

그래서 가정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그림책을 자주 활용합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그림책만큼 의미 있는 경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아무런 그림 없이 이야기를 귀로만 듣는 경험입니다.

엄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선생님이 만들어 들려주는 이야기, 잠들기 전 불을 끄고 듣는 짧은 이야기같은 것이죠.

 

그림이 없는데 아이에게 무엇이 좋을까요?

오히려 그림이 없기 때문에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더 많은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볼 때와 이야기를 들을 때는 조금 다릅니다.

그림책에서
"숲속에 작은 빨간 지붕의 집이 있었어요."
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해 볼까요?
그림책에는 작가가 그린 숲과 빨간 지붕의 집이 함께 제시됩니다.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의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 없이 같은 문장을 들려주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에게는 정해진 집의 모습이 없습니다.
어떤 아이는 커다란 나무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집을 생각할 수 있고, 어떤 아이는 자신이 할머니 집에서 보았던 빨간 지붕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현실에는 없는 아주 특별한 집을 상상할 수도 있지요.
같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서로 다른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그림 없이 이야기를 듣는 재미입니다.

 

아이의 머릿속에 '상상의 상'이 만들어집니다

그림 없이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는 말로 들은 정보를 이용해 머릿속으로 상황을 그려보게 됩니다.
"커다란 곰이 숲길을 천천히 걸어왔어요."
라는 말을 들었다면 아이는 스스로 곰의 모습을 떠올려야 합니다.
곰은 얼마나 클까?
무슨 색일까?
숲은 밝을까, 어두울까?
곰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이처럼 말로 전달된 내용을 머릿속에서 장면으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심상, 즉 마음속 이미지(mental imagery)를 만들어봅니다.
눈앞에 없는 것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경험인 것이지요.

 

상상력은 '보여주는 것'만으로 자라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많이 보여주면 상상력도 풍부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다양한 그림과 영상, 책을 경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상에는 또 다른 경험도 필요합니다.
바로 보이지 않는 부분을 스스로 채워보는 경험입니다.
어른이 모든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을 때 아이는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다음에는 어떻게 됐을까?"
"괴물은 어떻게 생겼을까?"
"공주가 살던 성은 얼마나 컸을까?"
정해진 이미지가 없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 생각을 조합해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때로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듣는-힘을-길러주어야-합니다.

 

듣는 힘도 함께 필요합니다

그림책에서는 아이가 이야기를 놓치더라도 그림을 통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 없는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아이에게 중요한 정보가 대부분 말과 소리를 통해 전달됩니다.
그래서 아이는 등장인물이 무엇을 했는지, 어디로 갔는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물론 어린아이에게 긴 이야기를 꼼짝하지 않고 듣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짧은 이야기면 충분합니다.
듣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조금씩 말을 듣고 의미를 연결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꼭 책에 있는 이야기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림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해서 부모가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간단해도 됩니다.
"오늘 토끼가 놀이터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대."
여기서 멈추고 물어보세요.
"그런데 저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대. 무슨 소리였을까?"
아이가
"공룡!"
이라고 하면 그 말을 그대로 이야기에 넣어주세요.
"맞아. 쿵쿵쿵! 공룡이 걸어오고 있었대."
그러면 아이는 다시 이야기에 참여합니다.
부모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아이의 생각이 더해지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도 그림 없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앉아 있을 때 교사가 말합니다.
"오늘 선생님이 어린이집에 오다가 아주 작은 문을 하나 발견했어."
아이들은 금세 궁금해합니다.
"어디에 있었어요?"
"누가 살아요?"
교사가 다시 묻습니다.
"그 문을 열면 뭐가 나올 것 같아?"
아이들의 대답은 모두 다릅니다.
공룡이 나온다는 아이,
요정이 산다는 아이,
강아지가 숨어 있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야기의 빈 공간을 아이들이 채우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후 아이들에게
"아까 이야기에서 생각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볼까?"
라고 해보세요.
같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혀 다른 그림들이 나오는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과 그림 없는 이야기, 무엇이 더 좋을까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둘은 서로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림책은 그림과 글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이해하고, 그림 속 세부적인 정보를 발견하고, 책이라는 매체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반면 그림 없이 듣는 이야기는 눈앞에 제시된 이미지가 없기 때문에 아이가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스스로 장면을 만들어볼 여지가 큽니다.
따라서 그림책을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림책을 충분히 읽어주면서 가끔은 책을 덮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잠자리에서 해보면 특히 좋습니다
그림 없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좋은 시간이 잠들기 전입니다.
불을 조금 어둡게 하고 아이 옆에 누워 짧은 이야기를 시작해 보세요.
"옛날에 아주 조그마한 별 하나가 살았대."
그다음 이야기를 꼭 부모가 전부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별은 무슨 색이었을까?"
"어디로 여행을 갔을까?"
"누구를 만났을까?"
아이에게 질문해 보세요.
아이의 대답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제는 달나라로 갔던 별이 오늘은 바닷속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정답도 없고 정해진 그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상상은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상상한-것을-그림으로-그려봅니다.

 

이야기를 들은 뒤 그림을 그려보세요

조금 큰 유아라면 재미있는 활동을 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그림을 보여주지 않고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리고 이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합니다.
여러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면 결과는 더욱 재미있습니다.
누군가는 주인공을 아주 크게 그리고,
누군가는 이야기 속 숲을 그리고,
누군가는 이야기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등장인물까지 만들어냅니다.
아이들이 같은 말을 듣고도 서로 다른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을 얼마나 잘 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자기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과정에 의미가 있습니다.

 

영상에 익숙한 아이에게 더욱 필요한 '빈 공간'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시각적 콘텐츠를 쉽게 접합니다.
화면에서는 등장인물의 얼굴도, 배경도, 움직임도 이미 완성된 모습으로 제공됩니다.
이러한 콘텐츠가 모두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아이의 일상에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스스로 떠올려보는 시간도 함께 있었으면 합니다.
엄마 목소리만 들리는 이야기,
선생님이 들려주는 짧은 이야기,
아이가 다음 장면을 마음대로 만들어보는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아도 됩니다.
이야기 속 비어 있는 자리는 아이의 상상이 채울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아이에게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세요.
그림을 함께 살펴보고, 아이가 발견한 것을 이야기하며 책을 충분히 즐겨주세요.
그리고 가끔은 책을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그림도,
사진도,
영상도 없이,
오직 목소리로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옛날에 아주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있었대."
그 한 문장을 들은 순간 아이의 머릿속에는 이미 세상에 하나뿐인 나무가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림책은 아이에게 좋은 그림을 보여줍니다.
그림 없는 이야기는 아이가 자신의 그림을 마음속에 그려보게 합니다.
아이의 상상력을 위해 때로는 보여주지 않는 시간도 선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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