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도 밖에서도 드러눕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에서 놀다가 갑자기 바닥에 눕습니다.
마트에서도 눕고, 놀이터에서도 눕고, 어린이집에서도 놀이하다 바닥에 철퍼덕 누워 버립니다.
"일어나."
라고 해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특히 밖에서 이런 행동을 하면 부모는 당황합니다.
"버릇이 잘못 든 걸까?"
"관심을 받으려고 일부러 이러는 걸까?"
그런데 아이가 바닥에 눕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떼쓰기일 수도 있지만 피곤함, 감정 표현, 감각 탐색, 활동 전환의 어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1. 말보다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영유아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능력이 아직 발달하는 중입니다.
"나는 지금 더 놀고 싶은데 집에 가자고 해서 속상해."
"엄마가 안 된다고 해서 화가 났어."
이렇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커지면 울거나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 주저앉거나 드러눕는 등 몸 전체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단순히 버릇이 나쁘다고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진 것인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피곤할 때 바닥에 눕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피곤하다고 항상 "피곤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평소보다 짜증이 많아지거나 걷지 않으려고 하고, 안아 달라고 하거나 바닥에 누워 버리기도 합니다.
특히 외출 시간이 길었거나 낮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때 이런 행동이 자주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훈육보다 먼저 수면이나 식사, 활동량 등 아이의 기본적인 컨디션을 살펴보세요.
3. 바닥에 눕는 느낌 자체가 재미있을 수도 있습니다
꼭 화가 나거나 힘들어서 눕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들은 차가운 바닥에 몸을 대거나 넓은 공간에 누워 보는 것 자체를 재미있어합니다.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면 서 있을 때와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카펫에 눕고 어린이집에서는 매트에 몸을 대며 뒹구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하나의 신체·감각 탐색일 수도 있습니다.
놀이 중 잠깐 누웠다가 다시 자연스럽게 활동한다면 반드시 문제 행동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4. 활동을 끝내기 싫다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데
"이제 집에 가자."
라고 하면 갑자기 바닥에 눕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현재 하고 있는 재미있는 활동을 멈추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직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갑자기
"그만! 지금 가!"
라고 하기보다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미끄럼틀 두 번 더 타고 집에 갈 거야."
"이거 하나만 더 하고 정리하자."
처럼 끝나는 시간을 예고해 주세요.
아이에게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생깁니다.
5. 바닥에 누웠을 때 바로 요구를 들어주지는 마세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드러눕는 상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다가 안 된다고 하자 바닥에 누웠다고 해보겠습니다.
당황한 부모가
"알았어. 일어나면 사줄게."
라고 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학습합니다.
'바닥에 누우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구나.'
감정은 받아주되 이미 정한 기준까지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사고 싶어서 속상했구나. 하지만 오늘은 사지 않을 거야."
처럼 짧고 차분하게 말해주세요.

6.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안전이 먼저입니다
마트 통로나 주차장, 횡단보도처럼 위험한 장소에서는 아이가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이때는 훈육보다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람이나 카트, 자동차와 부딪힐 위험이 없는 곳으로 이동한 뒤 아이가 진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안전과 관련된 상황에서는 부모가 분명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7. 일어난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우리는 아이가 바닥에 누웠을 때는 많은 말을 하지만 스스로 일어났을 때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고 일어났다면
"속상했는데 일어났구나."
"이제 같이 가보자."
처럼 짧게 인정해 주세요.
바닥에 눕는 행동보다 감정을 조절하고 다시 행동으로 돌아온 경험에 관심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끌어올리거나 오래 설득하지 마세요
아이를 억지로 일으키려고 실랑이를 벌이면 오히려 감정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계속 달래고 협상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안전한 상황이라면 부모가 차분하게 기다려 주면서 필요한 말만 짧게 전달해 주세요.
감정이 최고조에 있을 때 긴 설명을 해도 어린아이가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설명과 약속은 아이가 진정된 뒤에 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금 더 살펴보세요
바닥에 눕는 행동 자체만으로 발달 문제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하루에도 매우 빈번하게 반복되어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작은 변화에도 극심하게 힘들어하거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는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행동이 나타나는 상황을 기록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언어·놀이·사회적 상호작용 등 다른 발달 영역에서도 걱정되는 모습이 함께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발달 전문가와 상담해 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닥에 눕는다'는 한 가지 행동만으로 아이의 발달을 단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마무리
자꾸 바닥에 눕는 아이를 볼 때마다
"왜 또 이래!"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피곤할 수도 있고, 더 놀고 싶을 수도 있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직 배우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행동을 허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에는 일관된 기준을 세워 주세요.
"속상한 건 알아. 하지만 여기 누워 있는 것은 위험해."
아이들은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으면서 동시에 세상의 규칙을 하나씩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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