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좋은 어린이집, 유치원 고르기
안녕하세요. 10월~11월쯤 되면 내년에 새로 입학할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을 찾아다니실 것입니다. 우리 아이를 지금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계속 보낼 것인지, 새로운 기관에 등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부모님들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좋은 기관에 안정적으로 계속 보내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학부모님의 요구나 아이들의 적응, 이사,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부득이하게 기관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우리 아이가 다닐 좋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선택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글을 적어봅니다.
1. 이동거리
기관을 다닐 때 거리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부분 집과 가까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선택하실 텐데 너무 좋은 기관이라 생각하여 먼 거리를 무리하게 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 거리에서 등원을 하다 보면 등원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 교사들이 출근하는 오전 9시부터 오전 놀이가 시작되니 이 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놀이는 아이가 사회성, 자율성, 문제해결력, 창의성 등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아이가 이 시간에 참여하는 것이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등원 시간에 지장을 주지 않는 거리가 좋습니다.
2. 교육철학
기관의 교육철학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마다 교육관이 다를 수 있어서 나와 맞는 교육철학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와 기관이 추구하는 철학이 다르면 자녀를 보내는 동안 마찰과 충돌,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표자가 갖고 있는 교육철학은 같이 일하는 교직원들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대표자(원장) 이 분명한 교육 철학이 있는지, 그 교육철학이 나와 맞는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 부분을 잘 고려하여 선택합니다.
3. 환경
아이들에게 환경은 제2의 교사입니다. 규모가 크고 인테리어가 잘 된 기관을 보면 마음이 가게 되는데 단순히 시설의 좋음만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화려하고 눈에 띄는 인테리어보다 아이들의 손길과 작품들로 구성된 환경구성,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매체와 교구, 청결한 실내외 시설, 폐쇄적이지 않은 공간구성 등을 보아야 합니다. 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아이들의 놀이과정이 교실 환경에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활동 사진, 작품, 글 등이 전시되어 있다거나 각 교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놀이 주제가 무엇인지 교실 환경에서 나타납니다. 안전과 위생도 중요한 부분이므로 영유아에 맞게 안전설비가 잘 되어 있는지, 실내 및 조리실은 청결한지도 확인하면 좋습니다. 실내에 손 끼임 방지나 모서리보호대, 화장실 미끄럼방지, 온수조절장치, 위험한 곳 출입제한, 추락방지시설, 화재나 재난상황 시 안전한 대피로 등이 확보되어 있는지 살펴봅니다.
4. 프로그램
아마 많은 학부모들이 기관을 결정할 때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국가 수준의 공통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과정의 핵심은 놀이중심입니다. 놀이를 통해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고 지식을 축적하며 다양한 영역에서의 발달이 이루어집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하고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간혹 "매일 유치원 보냈더니 하루종일 놀기만 하더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놀이는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교과목이 분절된 프로그램보다는 놀이가 충분히 잘 이루어지는 기관이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로 인해 대부분 기관에서는 외부강사로 이루어지는 특별활동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영어, 체육, 미술, 과학, 음악 등 다양한 특별활동 수업으로 구성이 되는데 아이들의 연령과 수준, 흥미, 비용 등을 확인하여 선택합니다. 또한 기관마다 특색활동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각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특색활동이나 행사, 외부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안내받아 기관을 선택하는데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게 화려한 행사를 많이 하는 곳도 있고 잘 드러나지 않지만 원내에서 알차고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행사가 화려하고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프로그램은 아니니 행사들이 아이의 성장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 우리 아이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5. 실외놀이제공
하루의 대부분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보내는 아이들에게 실외놀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기관에 부속된 놀이터가 있는지, 소규모 기관일 경우 대체로 사용할 수 있는 인근 놀이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실외놀이를 매일 제공하는지,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실내에서 대체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신체활동을 제공하는지를 확인해 봅니다. 폭염이나 한파, 우천, 미세먼지 나쁨으로 인하여 실제로 실외놀이 나가지 못하는 날도 많으니 이럴 때 세부지침이 있는지, 대체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신체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일과과 구성되어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6. 정보공시 확인
어린이집 - 유치원 통합정보공시(http://www.childinfo.go.kr/) 사이트에서 각 기관의 정보공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영시간, 학급구성, 통학차량정보, 교사의 근속연수, 교육비, 예/결산 회계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7. 교사의 근속연수
교사가 한 기관에 오래 근무를 하는 것도 중요한 확인사항입니다. 교사가 자주 바뀌고 이직이 많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그만큼 근무환경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들과 하루종일 함께 지내는 교사가 기관에 만족하고 즐겁게 근무를 해야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위에서 언급한 어린이집 - 유치원 통합정보공시에서 교사의 자격현황과 근속연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은 근무환경이라면 교사가 오랫동안 즐겁게 일합니다.
8. 부모와의 소통
기관과 부모와의 적극적인 소통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와의 소통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경우 어린이집, 유치원 소식이나 가정통신문, 중요한 정보, 급식정보 등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부모소통도구로 키즈노트 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라인 알림장으로 담임교사가 아이의 일상생활이나 놀이 관찰모습, 특별한 전달 사항들을 알려줍니다. 키즈노트 앱에서 아이의 사진도 전송하는데 사진 전송을 매일 해 주는 곳도 있고 정해진 주기로 해 주는 곳도 있고 방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교사들이 일과 중에 사진을 찍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아이들의 활동이 잠시 중단될 수도 있고 다른 아이의 요구에 즉시 반응해 주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진의 양이 많고 적음, 사진 업데이트의 빈도가 많고 적음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떠한 부모는 아이의 일상생활모습을 매일 사진으로 받고 싶을 수 있고, 어떤 부모는 사진은 중요하지 않고 그 대신 아이들과의 활동에 충실히 해 주는 것에 더 만족할 수도 있습니다. 기관에서 알림장을 보내 줄 때 이러한 부분들을 어떤 방법으로 보내주는지 확인하면 나에게 맞는 기관을 선택하는데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알림장, 학부모상담, 부모참여활동여부 등을 파악하여 학부모와 어떠한 방법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해 보도록 합니다.
9. 건강과 위생 관리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어린아이들이 단체로 생활하는 곳이므로 각종 위생과 전염병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놀잇감세척이나 기관 소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합니다. 법적으로 4월~9월까지는 2개월에 한 번, 10월~3월까지는 3개월에 한 번 정기적으로 업체소독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급식 시 식자재는 어떤 업체에서 유통되는지, 자격증 소지한 정식 조리사가 조리하는지, 시군구에서 제공하는 영양사가 만든 식단표대로 급식을 실시하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감염병 발생 관리도 중요한 부분이므로 기관에 감염병이 발생 시 대처방안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들은 수족구나 구내염, 장염, 독감, 수두 등 감염병 발생 시 급격히 전파될 수 있으므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10. 기관 분위기
음식점이나 물건을 사러 갔을 때에도 가게 주인이나 종업원들의 분위기로 기분이 좋고 나쁘듯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상담을 갔을 때 그곳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교사들은 화기애애한지, 아이를 마주할 때 눈높이를 맞춰 다정하게 대해 주는지, 궁금증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지 등 분위기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분위기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유아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이라 상냥함과 친절함, 예의를 갖추고 있습니다. 동료 교사들끼리의 관계도 기관의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밝고 즐거워 보인다면 좋은 분위기에서 아이들과 지낼 가능성이 큽니다.
11. 마무리
아이들의 성향도 다르고 부모의 선택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좋고 나쁘다는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상담을 통해 운영시간, 하루 일과, 프로그램, 교육비, 교직원 현황, 반 구성, 건강 안전 관리, 급식 관리, 부모와 소통을 위한 노력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대해 확인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기관을 자주 옮겨 다니면 아이의 적응도 힘들고 교사들도 아이를 잘 파악하여 적절한 지원을 해 주기 어렵습니다. 안정된 곳에서 꾸준히 기관 생활을 하면 교사들은 오랜 시간 아이와 함께 지내며 아이에 대한 파악을 잘하고 아이를 성장시키는데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시설이 크고 유명한 곳만 좋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열정적으로 알차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이를 존중하며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분위기의 좋은 시설도 함께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