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의 4가지 애착 유형: 부모 양육태도가 미치는 영향
영유아의 애착은 초기 발달 단계에서 부모나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성인이 되어서 사회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미국-캐나다의 발달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스(Mary Ainsworth)는 영유아의 애착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을 통해 애착 유형을 4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이번 글에서 영유아기의 4가지 애착 유형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애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개합니다.
낯선 상황(Strange Situation)
메리 에인스워스는 애착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낯선 상황'을 고안했습니다. 아이와 주 양육자는 장난감이 있고 즐거운 실험실에 함께 참여합니다. 1분 후 아이가 모르는 낯선 사람이 실험실에 들어오고 서서히 아이와 알아갑니다. 주 양육자는 아이와 낯선 사람을 두고 실험실을 나간 후 3분 후 돌아옵니다. 주 양육자는 다시 아이를 3분 동안 혼자 두고 떠납니다. 이때 다시 낯선 사람이 들어와서 아이를 편안하게 대해줍니다. 다시 주 양육자가 돌아와서 아이를 데려갑니다. 이 실험으로 아이가 양육자를 안전기지로 여기는지, 주 양육자와 분리되었을 때의 반응, 다시 재회할 때의 반응 등을 파악하였습니다. 실험 이후 애착 형태를 안정 애착, 회피적 불안정 애착, 저항적 불안정 애착으로 분류했으며, 이후 비조직화 혼돈형 애착이 추가되며 4가지 애착 유형으로 분류가 되었습니다.
4가지 애착 유형
이 분류 체계는 영유아와 보호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애착 관계를 설명합니다. 아래에서 각 애착 유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안정 애착 (Secure attachment)
안정 애착을 가진 영유아들은 양육자와 함께 있을 때 양육자를 안전기지로 생각하고 낯선 사람과 잘 지냅니다. 양육자가 나가면 당황하고 탐색을 멈춥니다. 하지만 양육자가 다시 돌아왔을 때 행복해하며 다시 탐색합니다. 이 유형은 양육자를 안전기지로 알고 자신이 위급한 상황에서 안전하게 돌아갈 곳이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처해질 상황에서 대처법을 알려주면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탐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안정 애착이 형성되면 자신과 타인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갖습니다.
2) 불안-회피형 혹은 거절-회피형 애착(Anxious-avoidant and dismissive-avoidant attachment)
이 유형은 양육자가 있든지 없든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양육자가 없이 낯선 사람과 있어도 불안한 반응을 표출하지 않고 누가 있는 것에 상관없이 탐색활동을 잘하지 않습니다. 또한 양육자가 다시 돌아와도 반가워하거나 기뻐하지 않고 무시하며 반응하지 않습니다. 간혹 양육자를 반가워하더라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바라만 보는 등 미성숙한 접근방법을 보입니다. 아이의 욕구가 빈번하게 충족되지 못했을 때, 양육자로부터 친밀함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불충족되었을 때 나타나며 정서적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더 편안하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애착 유형은 타인의 눈치도 보지 않고 타인의 불편함도 알지 못합니다.
3) 불안-양가형 애착(Anxious-ambivalent attachment)
이 유형은 저항형 애착(resistant attachment)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양육자와 분리되기 전 부터 낯선 사람이 있으면 불안함을 보이고 탐색하지 않습니다. 양육자와 분리되면 고도의 스트레스를 보이며 양육자가 다시 돌아와도 감정이 안정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불안함을 표출하기 위해 분노를 나타내거나 무기력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양육자가 있어도 낯선 사람이 있으면 탐색하지 않고 울거나 분노합니다. 양육자가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몸부림을 치며 운다든지, 안아달라고 떼를 쓰던지, 안았다가 내렸다가를 반복하라고 고집을 부리는 등 행동을 보입니다.
4) 비조직화/혼돈형 애착(Disorganized/disoriented)
에인스워스는 모든 영아 행동을 3가지로 분류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였고 이 유형은 추후 에인스워스의 동료 매리 메인이 추가한 애착유형입니다. 이 유형에서는 매우 포괄적이고 많은 행동을 보이며 회피형과 양가형의 모습이 같이 나타나는 모순도 있습니다. 양육자를 회피해야 할지 양육자에게 다가가야 할지 혼란스러워합니다. 양육자와 분리된 후 다시 만났을 때 멍한 상태를 보이기도 하고 양육자를 보고 경직되거나 뒷걸음을 치기도 합니다.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져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지 확신이 없고 양가애착과 회피애착이 결합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애착유형과 양육태도
아이의 애착 형성은 부모의 양육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주로 나타나는 부모의 양육태도를 통해 애착 형성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봅니다.
안정 애착이 형성된 영아의 부모: 태어날 때 부터 영아와의 접촉을 즐기고 영아가 보내는 신호나 요구에 일관되고 민감하게 반응해 주며 정서적 표현을 자주 합니다. 주변의 다양한 자극을 경험하도록 지지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자녀를 양육합니다. 영아들은 이러한 양육자의 상호작용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안정감 있는 애착을 형성합니다.
회피애착을 보이는 영아의 부모: 영아의 신호나 요구에 무반응을 하거나 그러한 행동을 참지 못합니다. 양육 시 부정적인 태도를 많이 보이고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여 자녀에게 무관심하거나 자녀를 회피합니다. 또는 지나치게 자녀에게 기대하여 영아가 원치 않는 자극을 과도하게 주었을 때 영아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무시하고 회피합니다.
저항애착을 보이는 영아의 부모: 일관성 없는 태도로 양육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부모가 기분에 따라 아이를 친밀하게 대하거나 무반응을 보이거나 화를 낼 경우 일관되지 않은 부모로 인해 아이들도 쉽게 흥분하거나 무기력해집니다. 아이들의 신호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부모에게 지원을 받고 싶어 몸부림치며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원망도 하고 분노도 표현합니다.
혼돈애착을 보이는 영아의 부모: 아이를 무시했거나 학대의 경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우울감 또는 조울증으로 인하여 부모가 수용과 억압을 반복할 경우 아이는 부모에게 이끌리지만 두려워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부모에게 접근할지, 회피할지 잘 모르는 혼돈의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부모를 대할 때 뒷걸음을 치거나 그대로 몸이 얼어붙는 등의 행동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결론
안정 애착을 갖고 자란 아이들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일관된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고 이로 인해 자아 개발과 정서 조절에 도움을 받아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더 잘 대처하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 개념을 형성하고 타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 타인과의 관계에서 신뢰와 친밀함을 형성합니다.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절하게 소통하며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 기술을 발달시킵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안정감 있는 지지와 다양한 자극을 통해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구하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능력도 발전시킵니다.
영아 때 형성된 애착은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자라나며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변화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양육자(부모)들은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일관성 있는 지지와 사랑, 관심, 반응을 보여주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녀를 양육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