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 연합놀이란? 친구와 함께 놀기 시작하는 중요한 놀이 발달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놀이를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변화가 보입니다.
어릴 때는 친구 옆에 앉아 각자 자동차를 굴리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서로의 놀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도 할래.”
“이거 줄게.”
“내 자동차 여기 주차할 거야.”
친구가 만든 블록길에 자신의 자동차를 가져오기도 하고, 친구에게 블록을 건네기도 합니다.
분명 함께 놀고 있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정해진 역할이나 공동의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놀이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연합놀이(associative play)'입니다.
연합놀이란?
연합놀이는 아이들이 서로 관심을 주고받고 놀잇감을 나누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놀이하지만,
아직 하나의 목표나 역할을 체계적으로 나누어 놀이하지는 않는 형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친구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놀지만
각자의 놀이도 살아 있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아이가 블록 영역에서 놀이합니다.
한 아이가 블록으로 길을 만들자 옆에 있던 아이가 자동차를 가져옵니다.
또 다른 아이는 블록을 하나 건네며 말합니다.
“여기도 만들어.” 아이들은 서로 이야기하고 놀잇감을 주고받으며 같은 공간에서 놀이합니다.
하지만 아직 “너는 도로를 만들고 나는 주차장을 만들자.”
처럼 역할을 계획하거나 하나의 결과물을 함께 완성하려는 뚜렷한 공동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모습이 연합놀이의 특징입니다.
평행놀이와 다른 점
연합놀이를 이해할 때 가장 헷갈리는 것이 평행놀이입니다.
평행놀이는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비슷한 놀이를 하지만
서로의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두 아이가 나란히 앉아 자동차를 굴리고 있습니다.
한 아이는 빨간 자동차를 굴리고 다른 아이는 파란 자동차를 굴립니다.
서로 가까이 있지만 각자 자기 자동차를 가지고 놉니다.
이것이 평행놀이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친구 자동차를 보며,
“내 차도 여기 갈래.”라고 말하고 친구가 만든 길에 자신의 자동차를 가져옵니다.
친구에게 자동차를 건네기도 하고 서로 말을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이때 놀이에는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바로 이런 변화가 연합놀이를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평행놀이가 ‘친구 옆에서 놀이하는 것’이라면,
연합놀이는 ‘친구와 관계를 맺으며 놀이하기 시작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나타나요
연합놀이는 특별한 활동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자유놀이 시간에 아주 자연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블록놀이
한 아이가 블록으로 집을 만듭니다.
친구가 다가와 블록을 하나 올려놓습니다.
“여기 문이야.”
다른 아이는 작은 인형을 가져와 집 안에 넣습니다.
각자 하고 싶은 놀이는 조금씩 다르지만
서로의 놀이에 영향을 주면서 놀이가 이어집니다.
미술놀이
여러 아이가 큰 종이에 그림을 그립니다.
“나는 바다 그릴 거야.”
“나는 물고기.”
친구의 그림을 보고 자신의 그림을 추가하거나 크레파스를 서로 건네줍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로 미리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의 행동이 자신의 놀이에 영향을 줍니다.
역할놀이
한 아이가 음식을 만들며 말합니다.
“피자예요.”
친구가 다가와 접시를 들고,
“나 주세요.”
라고 합니다.
또 다른 아이는 컵을 가져와 음료를 따르는 흉내를 냅니다.
역할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행동이 서로 연결되면서 놀이가 점점 커집니다.
이것이 연합놀이의 재미있는 특징입니다.

연합놀이 시 다툼
친구와 함께 놀기 시작했다고 해서 갑자기 양보와 협력이 능숙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연합놀이가 활발해지면서 다툼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가진 블록이 필요합니다.
“나 줘.”
친구는 주고 싶지 않습니다.
“내 거야!”
조금 전까지 같이 놀던 아이들이 장난감 하나 때문에 울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갈등 역시 또래와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실제 놀이 속에서
기다리기, 요청하기, 거절하기, 차례 지키기, 나누기, 자신의 생각 말하기, 친구의 생각 알아차리기
등을 경험합니다.
따라서 다툼이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놀이를 끝내거나 어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서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원 방법
연합놀이가 나타나는 시기에는 놀이를 지나치게 계획해주기보다
아이들 사이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블록으로 길을 만들고 있는데 다른 아이가 자동차를 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럴 때 바로 “같이 놀아.”라고 지시하기보다,
“○○가 만든 길을 보고 있네.”
“자동차도 이 길을 지나갈 수 있을까?”
정도로 놀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놀잇감도 혼자만 사용할 수 있는 것보다
여러 아이가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제공하면 좋습니다.
블록, 역할놀이 소품, 자동차, 큰 종이와 미술재료처럼
놀이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바로 판단하기보다
아이들이 자신의 요구를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자동차가 필요했구나.”
“친구는 아직 사용하고 싶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들은 또래와 놀이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갑니다.
연합놀이 다음은?
놀이가 더 발달하면 아이들은 단순히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역할을 나누어 놀이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협동놀이(cooperative play)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병원놀이를 하면서
“나는 의사 할게.”
“너는 환자 해.”
“나는 간호사 할래.”라고 역할을 정합니다.
또는 아이들이 함께 동물원을 만들기로 하고,
“나는 울타리 만들게.”
“나는 동물 가져올게.”하면서 역할을 나누기도 합니다.
연합놀이와 비교하면 차이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평행놀이
친구 옆에서 비슷한 놀이를 하지만 각자 놀이합니다.
↓
연합놀이
친구와 이야기하고 놀잇감을 주고받으며 서로 영향을 주면서 놀이합니다.
↓
협동놀이
공동의 목표나 놀이 주제가 있고 역할을 나누며 함께 놀이합니다.
다만 실제 아이들의 놀이는 교과서처럼 정확하게 단계별로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같은 아이도 어떤 날에는 혼자 놀고,
다른 상황에서는 평행놀이를 하다가 친구와 연합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놀이 종류나 친숙한 친구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연령이 되었다고 반드시 특정 놀이만 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 놀면 사회성 부족?
부모님들이 어린이집 생활을 보면서 종종 걱정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친구랑 안 놀고 혼자 놀아요?”
하지만 혼자놀이 역시 필요한 놀이 경험입니다.
아이들은 혼자 집중해서 놀이하기도 하고 친구 옆에서 놀기도 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다가 함께 하나의 놀이를 만들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가지 놀이 형태가 ‘좋은 놀이’이고
다른 형태가 ‘나쁜 놀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놀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제까지 친구 옆에서 각자 자동차를 굴리던 아이가
오늘 친구에게 자동차 하나를 건넸다면,
어른에게는 아주 작은 행동처럼 보여도
아이에게는 중요한 변화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글
아이에게 친구는 처음부터 능숙하게 함께 노는 존재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바라봅니다.
옆에서 놉니다.
친구가 하는 행동을 따라 해 봅니다.
놀잇감을 주고받습니다.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 조금씩 서로의 놀이가 연결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단순히 놀이 방법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내 생각을 표현하고, 친구의 생각을 듣고, 기다리고, 양보하고,
때로는 갈등하고 다시 놀이를 이어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연합놀이는 바로 그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중요한 놀이 모습입니다.
친구 옆에서 놀던 아이가 어느 날 친구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우리 같이 하자.”
아이의 놀이 세계에 ‘나’뿐 아니라
‘친구’가 조금 더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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