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세 아기가 바닥의 머리카락을 자꾸 주워 먹어요. 왜 작은 것만 귀신같이 찾을까요?
0세 아이들을 보면 정말 신기한 순간이 있습니다.
깨끗하게 청소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바닥에 앉더니 아주 작은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손가락으로 야무지게 집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머리카락 한 올입니다.
그리고 뺏으려 다가가는 그 짧은 순간,
입으로 쏙!
“어머, 그건 먹는 거 아니야.”
꺼내주고 돌아섰는데 잠시 후 또 무언가를 집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아주 작은 종이 조각입니다.
어른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것을 아기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발견하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특히 바닥의 머리카락을 발견할 때마다 입으로 가져가는 아기를 보면 부모는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0세 아기가 바닥의 머리카락이나 작은 물건을 집어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은 먼저 영아기의 탐색 방식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0세 아기는 왜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갈까요?
0세 영아에게 입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곳만이 아닙니다.
세상을 알아가는 중요한 탐색 도구이기도 합니다.
아직 손으로 물건을 능숙하게 조작하거나 언어로 “이건 무엇이지?”라고 질문할 수 없는 아기는 물건을 보고, 만지고, 흔들고, 두드리고, 입에 넣으면서 특성을 알아갑니다.
그래서 놀잇감도 입으로 가져갑니다.
치발기도 물고, 블록도 빨고, 책의 모서리도 입에 넣어봅니다.
그러다 바닥에서 우연히 발견한 머리카락 역시 아기에게는 하나의 새로운 탐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더러운 머리카락’이지만 아기는 아직 그런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이게 뭐지?’
그 궁금증을 아기다운 방법으로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머리카락을 그렇게 잘 찾을까요?
머리카락을 주운 아이를 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아니, 저걸 어떻게 봤지?’
바닥에 머리카락 한 올만 있어도 발견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시각과 손의 협응 능력이 발달하면서 관심 있는 작은 물체를 발견하고 손을 뻗어 잡는 행동도 점차 능숙해집니다.
특히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작은 물체를 집는 집게잡기가 발달하기 시작하면 아주 작은 물건을 집는 재미가 생깁니다.
머리카락은 바닥과 색이 대비되기도 하고 가늘고 길며 움직일 때 모양이 달라집니다.
아기에게는 꽤 흥미로운 물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카락을 발견하는 것 자체도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탐색과 소근육 사용의 한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집은 것을 바로 입으로 가져가니까요.
“머리카락을 좋아해서 먹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아기가 머리카락을 집어 입에 넣었다고 해서 곧바로 머리카락 자체를 음식처럼 좋아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0세 영아는 손에 잡은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머리카락뿐 아니라 휴지 조각, 먼지처럼 보이는 작은 조각, 옷에서 떨어진 실밥, 작은 나뭇잎 등도 발견하면 입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연히 발견한 머리카락을 한두 번 입에 넣는 행동과 반복적으로 머리카락을 찾아 먹으려 하거나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행동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후자의 행동이 반복되거나 다른 이상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과 등 의료진과 상담하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양이 부족해서 그러는 걸까요?”
아이가 먹지 않는 물건을 입에 넣으면 부모는 철분이나 영양 부족부터 걱정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음식이 아닌 것을 지속적으로 먹는 행동은 경우에 따라 이식증(pica)과 관련해 평가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발달 과정상 물건을 입으로 탐색하는 어린 영아에게서 보이는 행동을 한두 번 보고 바로 이식증이나 영양 결핍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0세 영아가 주변 물건을 입으로 탐색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입니다.
다만 머리카락이나 종이, 흙 등 음식이 아닌 특정 물질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먹으려고 하는 행동이 두드러지거나, 성장·발달이나 식사와 관련해 다른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못 먹게 가르치기’보다 환경 관리가 먼저입니다
0세 아기에게
“머리카락은 더러우니까 주워 먹으면 안 돼.”
라고 길게 설명한다고 해서 바로 행동을 조절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충동을 조절하고 규칙을 기억해 행동하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훈육보다 환경 관리와 가까운 관찰이 훨씬 중요합니다.
영아가 생활하는 바닥을 자주 확인하고 머리카락이나 작은 이물질을 바로 제거합니다.
특히 작은 단추, 동전, 비닐 조각, 구슬, 작은 장난감 부품 등은 단순한 탐색의 문제가 아니라 질식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영아의 손이 닿는 곳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긴 머리를 묶고 생활하고 수시로 바닥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바닥 청결이 특히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의 생활공간이 곧 놀이공간이고, 손으로 만진 것이 언제든 입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견했을 때 크게 놀라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가 머리카락을 집었습니다.
교사가 깜짝 놀라 큰소리로,
“안 돼!”
하며 급하게 달려가면 아이가 놀랄 수 있습니다.
상황이 안전하다면 차분하게 손을 잡아주면서,
“머리카락이 있었네. 이건 입에 넣지 않을 거야.”
하고 제거해주면 됩니다.
그리고 안전하게 입으로 탐색할 수 있는 치발기나 영아용 놀잇감 등으로 관심을 돌려줄 수 있습니다.
물론 질식 위험이 있는 물체를 입에 넣으려는 상황이라면 즉시 막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0세 영아에게 행동의 의미를 길게 설명하고 통제하려 하기보다 위험한 물건에 접근하지 않도록 어른이 먼저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머리카락 한 올도 놓치지 않는 0세반 아이들
0세반을 살펴보면 아이들의 눈높이를 새삼 배우게 됩니다.
어른은 서서 교실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아기는 바닥에 앉고, 기고, 엎드려 생활합니다.
그래서 어른에게는 깨끗해 보이는 바닥에서도 아기의 눈에는 머리카락 한 올, 작은 종이 조각 하나가 바로 눈앞에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그것을 집어보는 것도 아기에게는 하나의 발견입니다.
보고 → 손을 뻗고 → 작은 것을 집고 → 입으로 확인하는 것.
그 안에는 영아기의 여러 발달 과정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0세 아기가 머리카락을 한 번 주워 입에 넣었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아기니까 원래 그래”라고 생각하며 그대로 두어서도 안 됩니다.
0세는 입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시기인 만큼 어른이 한발 먼저 바닥을 살펴야 합니다.
아기의 탐색은 충분히 허용하되,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은 안전하게.
머리카락 한 올까지 찾아내는 0세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혼나는 경험보다 마음껏 탐색해도 안전한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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