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는 잘 먹는데 집에서는 안 먹는 이유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는데 집에서는 안 먹는 이유

"어린이집에서는 밥도 국도 다 잘 먹는다는데, 집에만 오면 몇 숟갈 먹고 내려놔요."

이 질문은 18~24개월 영아 부모 상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많은 부모가 이를 편식, 훈육 문제로 생각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유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린이집과 집에서 아이의 식사행동 차이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식사 환경의 차이

1. 어린이집은 '구조화된 식사 환경'

어린이집 식사는

● 정해진 시간

● 정해진 자리

● 반복되는 식사 루틴

● 또래와 함께하는 동일한 행동

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환경은 영아에게 '지금은 먹는 시간'이라는 명확한 예측 신호를 줍니다.

 

반면 집에서는 

● TV, 장난감, 이동

● 먹다 말고 일어나도록 허용

등으로 식사가 선택 가능한 활동이 되기 쉽습니다.

 

또래와의 모방 효과

18~24개월 영아는 스스로 판단해 먹기보다 주변을 보고 따라 하는 능력이 더 강한 시기입니다.

→ 옆 친구가 먹으면 같이 먹고

→ 모두 숟가락을 들면

자연스럽게 참여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이 사회적 촉진 효과가 크지만, 집에서는 혼자 먹는 경우가 많아 식사 참여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의 정서적 의존도

어린이집에서는

→ 교사와 일정한 거리 유지

→ 스스로 먹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환경

이 유지됩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 "안 먹어?"

→ "한 입만 더 먹자."

→ "이거 먹어야 놀 수 있어."

와 같은 반응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이때 영아는 먹는 행동을 의사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즉, 상황을 조절하기 위해 안 먹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집은 자율성을 시험하는 공간

18~24개월은 자율성 대 의존성이 강하게 충돌하는 시기입니다.

"내가 결정하고 싶어."

"싫어도 내가 선택할래."

어린이집에서는 환경에 따르지만, 집에서는 거절·선택·통제를 연습합니다.

 

그래서 집에서만

● 숟가락 거부

● 특정 음식 고집

● 먹다 말고 의자에서 내려오기

와 같은 행동이 자주 나타납니다.

 

실제로 배가 안 고픈 상황

집에서는

● 간식 시간 자유로움

● 우유, 과자, 주스 섭취

등으로 인해 식사 전 공복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집은

● 간식, 식사 시간 간격이 명확

● 식사 전 공복 유지

가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먹이는 방식'의 차이

어린이집은

● 아이가 먹을 때까지 기다림

● 스스로 먹을 기회 제공

● 흘려도 개입 최소화

 

집은

● "흘리지 않게 조심하자."

● "왜 이렇게 안 먹지?"

● "아~ 해봐." (먹여주기)

양과 속도에 대한 잦은 언급

 

이 차이로 인해 아이에게 식사는 즐거움 경험이 아닌 평가받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집에서 도와주는 방법

✔ 식사 환경을 어린이집처럼

● 식사 시간 · 자리 고정

● TV, 장난감 치우기

 

✔ 양 보다 '과정'에 집중

● 몇 숟갈만 먹어도 개입 줄이기

● "잘 먹네."보다

👉 지금 먹고 있구나 같은 중립적 언어 사용

 

✔ 선택은 제한적으로 제공

● "이거 먹을래, 저거 먹을래?" 보다

👉 "먼저 밥 먹고, 그다음 국 먹자."

 

어린이집에서 잘 먹는 아이는 이미 먹을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갖춘 아이입니다.

집에서 안 먹는 모습은 문제가 아니라 자율성·정서조절·관계 조절을 연습 중인 발달 과정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집과 어린이집에서의 식사 차이는 아이의 성격이나 버릇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관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억지로 먹이기보다 일관된 구조와 기다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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